[한겨레] 한국 비즈니스코칭의 대표주자, 마음코칭으로 꽃 피우다

김상임 블루밍경영연구소 대표가 서울 종로구 광화문 근처 사무실에서 자신의 신간 <마음을 아는 자가 아긴다>를 읽고 있다.

◼︎ 2007년, CJ푸드빌 경영지원실장 때 사내코치 양성 시도
◼︎ 2009년, VIPS에 ‘경청’ 등 코칭 도입 성공스토리 만들어
◼︎ CJ에서 신입공채 출신 중 최초의 여성 임원 역임 뒤 퇴사
◼︎ 2013년부터 코치 활동, ‘인터널 코치 육성과정’ 등 인기

◼︎ 2014년 대학원 박사과정 들어가며 ‘마음이 중요’ 눈떠
◼︎ 최근 저서에서 ‘마음코칭’을 중심에 놓고 코칭 사례 소개
◼︎ CEO도 마음의 눈으로…스타트업 CEO 공황장애 등 치유
◼︎ 새로 개발한 ‘마음코칭 과정’은 한국코치협회 인증 단계

김상임 블루밍경영연구소 대표는 현재 활동하고 있는 코치 중에서 ‘기업을 가장 잘 아는 코치 중 한사람’으로 인정받고 있다. 1987년 삼성 공채로 들어가 CJ에 배치받은 뒤 19년 동안 다양한 직책을 소화해냈고, 마침내 신입공채 출신 중 최초의 여성 임원이 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이 시기인 2007년 코칭과 인연을 맺고 자신이 맡은 부문과 기업에 코칭을 도입했다. 당시 CJ에서 코칭을 도입한 선도적 사례였다. 김 대표는 이런 인연으로 2013년 CJ를 떠난 뒤에도 주로 비즈니스 코칭을 중심으로 코칭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최근 그가 펴낸 책은 ‘김상임’을 잘 아는 사람들의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든다. 책의 제목은 <마음을 아는 자가 이긴다>(쏭북스 펴냄). 제목에서 비즈니스 코칭이라는 단어를 찾을 수 없다. 그 대신 ‘마음코칭’을 전면에 내세웠다. 과연 김 대표에게 어떤 변화가 일어난 것일까. 지난 9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근처에 있는 블루밍경영연구소에서 김 대표를 만났다.

– 김 대표님은 한국 비즈니스 코칭의 대표주자 중 한 사람으로 꼽히고 있는데요. 어떻게 코칭과 인연을 맺으셨나요.

= 1987년에 삼성그룹에 그룹공채로 입사한 뒤, CJ(당시 제일제당)에 배치받아서 19년 동안 일했습니다. 많은 업무를 했어요. 기획실 일부터 시작해서, 경영관리, 경영전략, 기업 구조조정, 기업 인수 등을 했습니다. 그 때 S어묵이라는 회사를 인수하는 일의 TF 팀장을 맡아 일을 성사시킨 적이 있습니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2006년 CJ푸드빌 경영지원실장으로 갔습니다. 외식사업은 교육사업이라고 할 정도로 교육의 비중이 높습니다. 그런데 교육을 하려는데 교육 재원이 없는 거예요.

2007년 코칭과 관련된 책을 읽고 코칭에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사내 코치를 만들기로 하고, 굉장히 많은 돈을 들여서 교육을 했습니다. 당시 한국리더십센터에서 진행하는 ‘CEO를 위한 코칭’, ‘코칭 에센스 과정’, ‘퍼실리테이터과정’까지 받았던 것 같습니다.

그러던 중 2008년에 빕스(VIPS) 브랜드매니저 겸 사업부장으로 발령을 받았습니다. 당시 VIPsS는 정규사원 550명에 아르바이트생이 1000명이었고, 지점만 해도 80곳이었습니다. 저는 VIPS에서도 코칭을 적용했습니다. 당시 CJ에서도 코칭을 적용했던 초기 사례였습니다.

점장들과 영업팀장들에게 코칭교육을 하고, 특히 ‘경청’을 주문했습니다. 이렇게 코칭을 적용하자 VIPS에서 큰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현장에 있는 친구들이 엄청나게 많은 성공스토리를 만들어 왔습니다. 2009년에는 VIPS 직원들이 인센티브도 받게 됐습니다.

아르바이트생 얘기 경청하니 아이디어 `팡팡’
– 성공스토리라면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이었습니까?

= 인센티브를 받게 된 것은 당시 VIPS를 키우기 위해 회사에서도 많은 지원을 했지만, 코칭의 역할도 적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가기 전에는 경청, 질문, 인정칭찬이런 것이 없었는데, 그런 코칭 기법을 사용하면서 변화가 생겼습니다. 한 예로 스테이크 판매를 보면, 코칭 도입 이후에는 팀장들이 아르바이트생들에게도 질문하고 경청했습니다. 재미 있는 아이디어가 많이 나왔습니다. 가령, ‘아빠에게 주문 받으면 스테이크 안 시킨다. 아이들에게 주문을 받을 때 스테이크를 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것 등입니다. 아르바이트생들이 이런 사례들을 많이 냈는데, 현장에 있는 친구들에게 인정하고, 질문한 결과입니다. 그 때 제 지론이 ‘조직에 코칭을 스며들게 하라’ 였습니다. 저는 그 이전에 외식사업쪽에서 일한 경험이 전혀 없었는데, CJ에서 인정하는 성과를 냈습니다. 모든 것이 코칭 덕이라고 할 수 없지만, 코칭의 긍정적 영향이 컸다고 생각한다.

 


김상임 블루밍경영연구소 대표.

– 그래서 그 뒤에도 가시는 기업마다 코칭을 적용하신 거군요.

= 그렇습니다. 2009년말에 승진을 하면서 CJ프레시웨이라는 곳의 단체급식본부장으로 가게 됐습니다. 그 당시 그곳의 조직문화는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곳에 가서도 코칭 교육을 시켰는데, 1년이 안돼서 조직 문화 점수가 크게 높아졌습니다. 그래서 코칭이 사람이나 조직을 바꾸는 데 효과가 있다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요즘 임원 코칭을 하면 “사람들은 안바뀐다”며 부정적인 얘기를 하시는 분들도 계신데, 저는 이런 경험이 있어서 “바뀝니다”라고 확실히 얘기하는 편입니다.

CJ에서 코칭 적용하며 ‘사람은 바뀐다’ 확신 가져
– CJ에서 경험한 코칭에 대한 다양한 경험 덕에 ‘사람은 바뀔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되신 거군요. 그런데, CJ는 언제까지 다니신 건가요.

= 2013년 시제이와 인연을 끊었습니다. 2011년에 퇴임을 당한 것입니다. 당시 CJ에서 상무로 일하고 있던 때였습니다. 저는 CJ에서 신입공채 출신 중 최초의 여성 임원이 되었고, 주변에서 ‘김상임은 CJ에서 사장을 할 거야’라는 평판까지 들었는데, 왜 퇴임을 당했을까 곰곰 생각해봤습니다. ‘너무 열심히 일한 게 자충수 아닌가’라는 생각도 들었구요. 임원이면 필드에 안가는 게 당시 관행 비슷한 것이었는데, 제가 오피스보다 현장에 많이 나가 있었던 점도 한 요인이 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돌아보면 48살에 퇴임을 한 것이다. 2011년에 퇴임을 하고, 2년 정도 고문으로 더 관계를 맺었습니다. 그때는 정말 힘들었는데, 지금도 CJ에 너무너무 감사한 마음입니다.

– 그때 코칭을 본격적으로 만났기 때문에 감사한다는 마음이 들었다는 말씀이시죠.

= 예, 그렇습니다. 퇴임을 당했을 때, 한국 최초의 국제코칭연맹 마스터코치(MCC)인 박창규 코치님과 코칭경영원 고현숙 대표코치 두 분을 찾아갔습니다. 또 고문으로 있는 동안 대학원에 진학해 코칭을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대학원에서 한국코치협회 전문코치(KPC)까지 땄고, 2015년에는 국제코칭연맹 전문코치(PCC)가 되었습니다.

48살에 해직…그러나 코칭에 전념하게 돼 감사
– 그러면서 CJ에서 활동하신 부분과 코칭을 결합시켜 비즈니스 코칭을 진행하셨던 거군요.

= 코칭을 배우면서 비즈니스 분야가 제가 가진 장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처럼 기업에서 다양한 경험을 한 사람이 당시에 많지 않았습니다. 코칭에도 여러 분야가 있는데, 기업 조직에서 필요로 하는 코칭은 좀 다릅니다. 대학원에서 KPC 자격을 따고 2013년에는 삼성경제연구소(SERI)에서 ‘팀장의 품격’이라는 제목으로 유료 회원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이게 2018년까지 갔습니다.

저의 이런 여러 경험들을 바탕으로 조직에서 필요로 하는 것을 중심으로 2014년 인터널 코칭 프로그램을 개발했습니다. 당시 이 인터널 코칭 프로그램을 한국코치협회로부터 인증을 받으려고 하니, 법인이 필요했습니다. 딸에게 “코칭으로 우리나라 전체를 꽃피우고 싶다”고 했더니 딸이 법인 이름으로 ‘블루밍’을 지어주었습니다. 코칭연구소가 아니라 경영연구소로 한 것은 경영 전반에 코칭을 녹아들게 하고 싶다는 마음을 반영한 것입니다.

– 블루밍경영연구소는 현재 어떤 인증 코칭과정을 가지고 있습니까.

= 지금까지는 인터널코치 과정 하나입니다. 너무 빨리 고급과정을 만들기보다, 우선 초급과정을 폭넓게 운영해 기업에 코칭 마인드를 확산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까지 인터널코치 과정을 850명 정도 들었습니다. 이제 저변 확대가 꽤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기업들의 코칭에 대한 시각이 달라졌습니다. 저희가 제시한 매뉴얼대로 하니까 되네라는 경험이 쌓이면서, 코칭을 몰랐던 사람들도 배우고 싶다는 뜻을 표명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얼마 전부터 ‘비즈니스 코칭 고급과정’과 ‘마음코칭 과정’이라는 두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제 곧 인증이 나올 단계에 와 있습니다.

– 두 과정 중 ‘마음코칭과정’이 색다르네요. 비즈니스 코치가 마음코칭을 주제로 과정을 만드신 이유는 무엇입니까?

= 저는 2017년까지는 코칭을 머리로 한 것 같습니다. 지금은 저에게 코칭은 마음입니다. 마음을 다해서 코칭을 하니까 고객들이 변하지 말라고 해도 변하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코칭으로 사람들을 바꾼다는 것은 사실 어폐가 있는 말입니다. 변화는 스스로 동기의 포인트를 맞이할 때 일어나는 것이고, 코칭은 그것을 돕는 것입니다. 그 이전에는 이런 지점들을 이성적 판단에 의해 만나게 했다면, 이제는 마음으로 들어가서 느낄 수 있게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학원 박사과정 들어가며 ‘마음코칭’에 관심
– 어떤 계기가 있으셨나요.

= 2014년에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에 들어간 것이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때 저는 국민대 경영대학원 MBA과정을 마치고, ‘이제는 마음이야’라는 생각을 가지고 대학원 박사과정에 들어갔습니다. 그곳에서 마음 전문가인 인경 스님을 만나게 됐습니다. 인경 스님은 현대심리학과 불교심리학을 완벽하게 하시고, 명상을 일상으로 전파하기 위해 노력하고 계신 분입니다. 그분이 제 박사 논문 지도교수가 되시면서 여러 가지 마음에 대해 배우게 됐습니다. 그때 제가 진짜 마음이 무엇인지, 어떤 매커니즘으로 움직이는지 등을 알게 된 것 같습니다.


김상임 블루밍경영연구소 대표가 서울 종로구 광화문 근처 사무실의 현판 아래에서 자신의 신간 <마음을 아는 자가 아긴다>를 읽고 있다.

– 그런 인연을 통해 마음코칭을 시작하신 거군요.

= 저는 그때까지 ‘기업의 현장을 잘 아는 코치’라는 자부심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마음코칭을 배우고 ‘기업인의 마음을 잘 아는 코치였던가’라는 의문을 제 스스로 던지게 됐습니다. 코칭받는 기업 임원들은 우아하게 앉아 있지만, 마음 속으로는 엄청난 압박을 받고 있는 분들입니다. 제가 만난 어떤 임원은 화장실 갈 시간이 아까워서 물을 안마시고 말씀하실 정도였습니다.

마음코칭을 하면서 이런 기업 임원은 물론 사람들에게 더 깊이 접근할 수 있었습니다. 공황장애를 앓고 있던 한 스타트업 CEO는 6번 코칭을 한 뒤 공황장애가 사라지기도 했고, 마음코칭을 3번하고 우울증 약을 끊으신 분도 있습니다.

– 마음코칭은 인경스님의 가르침을 그대로 전하시는 건가요.

= 그렇지 않습니다. 인경스님은 스님이시다 보니까, 그분의 가르침에는 종교인의 시각도 있습니다. 저는 이것을 일반인들이 사회생활하면서 접급할 수 있도록 변형, 즉 커스토마이징시켰습니다. 그 핵심은 마음을 알아주면 상대가 변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마음을 아느냐가 문제인데요. 저는 생각(Think), 감정(Emotion), 갈망(Desire)을 한 세트(TED)로 해서 마음을 알아봐주면 된다고 봅니다.

그 마음을 알아차리기 위해서는 세 가지 질문을 하면 됩니다. 첫째, 지금 어떤 감정이 느껴지십니까?(감정) 둘째, 그 감정은 어떤 생각에서 비롯되었습니까?(생각) 셋째, 그래서 지금 원하는 것이 무엇입니까?(갈망)라는 것입니다.

‘서로 마음 알아주는 대한민국 되자’ 바람 담아
– 최근 펴내신 저서 <마음을 아는 자가 이긴다>에서는 이런 마음 코칭과 비즈니스 코칭이 잘 결합돼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 저서가 몇 번째 저서인가요.

= 네 번째 책입니다. 첫 책은 <자신만의 스타일로 승부하라>였는데, 초기에 11명이 같이 공저한 책입니다. 그 다음이 <엄마의 자기 혁명>, 엄마들이 자녀 키울 때 코칭으로 키우라는 메시지를 담았습니다. 그리고 비즈니스 코칭 이야기를 담은 <리더의 온도 37.5>가 세 번째 책이었습니다.

네 번째 책인 <마음을 아는 자가 이긴다>는 이론서가 아니라, 제가 실제로 경험한 것들을 담은 것입니다. 핵심은 마음 알아차림입니다.

대한민국이 충분히 행복할 수 있는 나라인데, OECD 국가 1위 자살률을 못놓을까. 저는 내 마음을 잘 표현하고, 상대의 마음도 잘 들어줄 수 있다면 우리나라가 크게 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서로가 마음을 알아주는 우리의 대한민국이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책을 썼습니다.

– 우리나라 코치들의 내공이 깊어지면서 이렇게 다양한 학문영역을 바탕으로 코칭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와 관련해서 우리나라 코칭 상황과 전망에 대해 좀 말씀해주셨으면 합니다.

= 저는 우리나라 코칭의 장래는 밝다고 봅니다. 코로나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재도 새싹이 트고 있다는 것이 하나의 증거입니다. 블루밍경영연구소의 경우만 해도 코칭을 통해 변화된 사람들의 얘기를 듣고 인터널코칭 과정을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여러 가지 것을 배워봤지만 돌파구가 없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입니다. 앞으로 심리적으로 힘든 일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코칭에 대한 관심도 더 늘어날 것입니다.

이미 여러 분야의 분들이 코칭을 배우고 계십니다. 상담은 과거의 불편한 것을 보는 것인데, 상담하시는 분들도 코칭을 많이 배우는 추세입니다. 컨설팅하시는 분들도 코칭을 많이 배우고, 교수님도, 음악, 연극 분야 관계자들도 코칭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끊임없이 배우고 도전하고 있습니다. 우선 내년 8월 정도 박사 논문이 통과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국제코칭연맹 마스터코치(MCC)에도 도전할 생각입니다.

 

글=김보근 선임기자 tree21@hani.co.kr, 사진=정연호 사진작가

출처: 한겨레